[노트펫] 잠든 부모를 깨워 위험에 빠진 10대 소년을 구조한 강아지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NBC TODAY는 유기견 출신 반려견이 평소 건강했던 17살 소년의 뇌졸중을 감지하고 이를 부모에게 알렸다고 보도했다.
건강하고 운동 능력이 뛰어났던 17세 소년은 하룻밤 사이에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이 사실은 가족 중 그들의 반려견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지난 8월 26일 새벽 5시, 미국 텍사스주 스프링에 거주하는 아만다 테너와 그녀의 남편은 반려견 때문에 잠에서 깼다. 가족이 입양한 1살짜리 보더콜리 '악셀(Axel)'이 갑자기 침대 위로 뛰어 올라와 소란을 피웠기 때문이다.
악셀은 동물구조대가 발견한 9마리 새끼 강아지 중 한 마리인 유기견 출신으로, 아무도 그를 입양하고 싶어 하지 않아했지만 테너 가족은 녀석을 입양했다.
평소와 다른 악셀의 성화에 결국 테너의 남편은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악셀이 실외 배변을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지만 녀석은 따라오지 않았다.
대신 악셀은 부부의 아들인 가브리엘(Gabriel)의 닫힌 침실 문 앞에 멈춰 움직이지 않았다.
이후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부부는 눈치채지 못했지, 평소 건강했던 가브리엘은 당시 갑작스러운 뇌졸중이 발생한 상태였다.
악셀의 행동에 의아했던 가브레일의 아빠는 서둘러 방문을 열어 아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들은 말을 어눌하게 했으며 오른쪽 옆구리에 감각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부부는 즉시 아들을 응급실로 데려갔다.
가브리엘을 치료한 의사 에펜디(Effendi)는 악셀이 부모에게 이 같은 상황을 일찍 알린 것은 가브리엘의 경과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에펜디는 "그들의 개가 경고를 받고 사람들을 깨워 아래층으로 내려가게 했다는 건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누군가 급성 뇌졸중에 걸리면 뉴런이 죽어가는데, 발견되지 않은 채 또 3~4시간이 지났다면 뇌 손상이 점점 더 심해졌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브리엘은 이날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까지 학교 축구선수로 활동했을 정도로 건강상의 문제가 전혀 없었다. 그는 전날 밤 두통이 있었지만 괜찮아져 비디오게임을 하고 잠들었고, 뇌졸중은 하룻밤 사이에 발생한 것이다.
사고가 난 당일 새벽 아빠를 봤을 때 가브리엘은 오른팔을 들어 올릴 수도, 아빠의 손을 잡을 수도 없었던 것을 모두 기억했다. 그는 자신이 말을 더듬고 있다는 것은 깨닫지 못했다고 한다.
가브리엘은 "통증은 없었다"며 "시력이 정말 흐릿하면서 확대돼 보였다"고 회상했다.
가족 모두가 잠든 사이에 뇌졸중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브리엘이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만든 악셀의 역학은 엄청난 것이었다.
태너는 "우리는 가브리엘의 방에 들어가 그를 깨울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그는 10대이고, 토요일 아침이었고, 우리는 늦게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아마도 정오까지는 거기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의사 에펜디는 "혈액 희석제를 복용하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났다면 그의 뇌졸중은 점점 더 악화돼 남은 생애 동안 오른쪽이 마비되거나 전혀 말을 할 수 없게 될 정도였다"며 "개 덕분에 더 일찍 발견돼 결과가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이 발생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가브리엘은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 그는 재택 수업을 들으며 재활병원에서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언어치료 등을 받으며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가족은 그가 곧 친구들과 함께 학교로 돌아가 다시 축구를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가브리엘의 목숨을 구한 악셀을 위해 목줄에 걸 수 있도록 작은 명예 메달을 만들 계획이다.
태너는 "악셀은 이제 어디에서나 가브리엘을 따라가는 임무를 맡게 됐고, 가브리엘과 더 많이 함께 잔다"며 " 가브리엘의 방문은 악셀이 드나들 수 있도록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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