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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주가 데려온 아깽이 6마리 입양한 반려견..`젖까지 물려`

새끼 고양이 6마리를 입양한 2살 반려견 티젤. [출처: 서퍽 고슴도치 병원의 페이스북]
  새끼 고양이 6마리를 입양한 2살 반려견 티젤. 젖까지 물려서 견주를 감동시켰다. [출처: 서퍽 고슴도치 병원의 페이스북]

 

[노트펫] 영국에서 견주가 새끼 고양이 6마리를 데려오자, 암컷 반려견이 새끼 고양이들에게 젖을 물리며 엄마 노릇을 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잉글랜드에서 서퍽 고슴도치 병원을 운영하는 수 스터블리는 지난달 말 새끼 고양이를 맡아줄 사람을 찾는 전화를 받았다. 병원 자원봉사자의 집 정원에 길고양이가 새끼 고양이 6마리를 낳고 사라졌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새끼 고양이들을 하루만 재워주고, 다음날 아침에 고양이 단체에 보낼 생각으로 고양이들을 맡았다. 그런데 고슴도치 병원에 상주하는 2살 잭 러셀 테리어 반려견 ‘티젤’의 생각은 주인과 달랐다.

 

반려견이 새끼 고양이들을 마치 제 새끼처럼 품더니, 젖까지 물렸다. 강아지도 아닌 새끼 고양이에게 강한 모성애를 보인 것이다.

 

그녀는 “그 사이에 내 반려견은 새끼 고양이들을 돌보기로 결심했다. 티젤이 고양이들을 핥아서 씻겼고, 몇 시간 만에 젖이 나오기 시작했다. 젖이 충분치 않아서, 나도 새끼 고양이들에게 밥을 먹였지만, 나머지 모든 육아는 훌륭하게 해냈다”고 칭찬했다.

 

새끼 고양이들이 침대 밖으로 나가면, 티젤이 다시 물어서 침대로 데려다 놨다.
  새끼 고양이들이 침대 밖으로 나가면, 티젤이 다시 물어서 침대로 데려다 놨다. 어린 고양이들이 품 밖으로 나갈까봐 걱정하는 엄마 같았다.

 

이어 그녀는 “밤새 티젤이 새끼 고양이들을 품었다. 모르는 사람이 방에 들어와서 새끼고양이들이 도망치면, 티젤이 고양이들을 물어서 침대에 다시 눕혔다”고 놀라워했다.

 

반려견 덕분에 견주는 마음을 바꿔서 새끼 고양이들을 입양 보낼 때까지 임시보호하기로 했다. 다행히 새끼 고양이 6마리를 입양해줄 집사도 모두 찾았다.

 

런던사우스뱅크대학교의 생물학자 레이첼 그랜트 박사는 이종간 입양은 “고정행동양식(fixed action patterns)”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정행동양식은 동물이 특정한 신호 자극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일련의 행동을 말한다. 즉 어린 동물을 보면 본능적으로 모성 본능이 발휘된다는 말이다.

 

종이 가까울수록 이종간 입양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개와 고양이는 둘 다 포유류이고, 모성 행동을 끌어내는 신호도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티젤이 본능적으로 아기 고양이들을 입양한 것이다. 티젤의 강한 모성 본능은 나중에 제 새끼를 키울 때도 도움이 된다.

 

재미있는 점은 만약 티젤이 강아지를 낳은 어미 개였다면, 새끼 고양이들의 양어머니가 될 가능성이 훨씬 적었을 것이란 판단이다.

 

앞으로 양엄마 티젤과 아기 고양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그랜트 박사는 “일단 젖떼기를 하면, 유대감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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