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출근하다가 얼떨결에 구조한 아기 길고양이와 결국 평생 반려묘로 함께 하게 된 집사의 사연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때는 지난 8월 30일, 경훈 씨는 자전거를 타고 일터인 가구 공장으로 출근하는 중이었다. 별다른 일 없이 내리막길을 가던 중 갑자기 앞에 가던 차가 급제동을 걸었다.
맞은 편에서 오던 트럭도 덩달아 멈춰 서는 모습에 무슨 사고가 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2차선 도로 위에 작은 아기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 순간에도 계속 차들이 오고 있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경훈 씨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고양이를 품에 안았다.
주변을 둘러봐도 어미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고, 아기 고양이는 몸이 마른 채 콧물과 눈물이 계속 나와 말라붙어 있는 상태였다.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는 경훈 씨가 봐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은 심각한 상태였는데. 일단 뭐라도 먹이고 보자는 생각으로 사 온 음식도 입에 대지 않는 녀석. 결국 경훈 씨가 공장까지 데려오긴 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단다.
그렇게 경훈 씨는 아기 고양이를 공장에 남겨두고 다음 날 다시 출근했다. "솔직히 말해서 언제 세상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기 때문에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라는 경훈 씨.
전날 고양이를 넣어 둔 박스는 텅 비어 있었다. 공장 구석구석을 살펴봐도 고양이가 보이지 않자 '결국 그렇게 됐구나'라고 생각하던 찰나, 야옹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디선가 나타나 야옹거리며 경훈 씨한테 달려오는 녀석. 전날 경훈 씨가 억지로 먹이다시피 했던 츄르 덕분인지, 위험한 도로를 벗어나 살아갈 용기를 되찾은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기적처럼 살아난 모습에 경훈 씨는 절로 '살아줘서 고맙다'라고 생각했다고.
그때부터 경훈 씨는 유튜브를 비롯해 고양이에 대한 정보를 닥치는 대로 검색했다. 평소 자녀들에게 '생명을 키우는 것은 막중한 책임이 뒷따른다'고 교육해 왔기에 더욱 이 녀석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츄르에 항생제를 섞어 먹이고 안약을 넣어주자 불과 6일 만에 눈에 띄게 고양이의 상태가 좋아졌다. 그렇게 건강을 되찾고 장난도 치며 완전히 회복한 녀석은 '낭만이'라는 이름도 갖게 됐다.
하지만 공장 재허가 문제 때문에 경훈 씨가 일하는 금속반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 왔는데. 어렵게 살린 녀석을 길으로 다시 보낼 순 없었던 경훈 씨는 가족과 상의 끝에 낭만이를 집으로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경훈 씨는 "처음 구조했을 때부터 두 딸은 집에서 키우자고 했는데 집사람이 반대했었다. 어쩔 수 없이 집에 왔지만 재롱떠는 낭만이 모습에 아이들은 물론 집사람이 더 좋아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저렇게 면역력 약한 애들은 금방 무지개다리 건너던데...구조해서 살아난 거예요" "살아나서 뛰어오는 모습이 뭉클하네" "그 아프던 아이가 이제 인물이 사는군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집에 오고 나니 마치 제 집처럼 너무 편안해 한다는 낭만이. 앞으로 생을 다할 때까지 집에서 쭉 함께 할 생각이란다.
경훈 씨는 "사실 저는 반려동물에 대해 하나도 관심이 없었는데 낭만이를 만난 이후로는 지나가다 버려진 반려동물들을 보면 챙겨주려 애쓰고, 매일 반려동물에 대한 정보를 찾으며 공부하게 됐다. 길냥이였던 낭만이가 아무쪼록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금처럼만 커 줬으면 좋겠다"며 애정 가득한 마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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