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버려진 채 길을 떠돌던 고양이가 구조틀에 잡혔는데, 그 옆에서 울며 자리를 지킨 고양이 친구가 감동을 줬다.
수연 씨는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5년 전 길에서 두 마리 고양이 '초코'와 '파이'를 구조한 사연을 소개했다.
때는 2019년 3월, 부산에서 고양이 쉼터 '단지네'를 운영하고 있는 수연 씨는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양이 구조요청 글을 접했다.
경산에서 길에 검은 고양이가 돌아다니는데 등에 털이 듬성듬성 깎인 채 사람을 보면 친근하게 다가가 몸을 비빈다는 것.
수연 씨가 구조를 하러 갔지만 최근 다른 사람이 이 고양이를 구조해 보려다 실패하는 바람에 구조틀을 놓고 녀석이 잡히길 기다려야 했는데.
결국 고양이는 무사히 구조틀에 잡혔지만 미처 예상하지 못한 다른 일이 벌어졌다. 바로 옆에 친구로 보이는 다른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난 것이다.
사실 이 고양이는 전에도 친구와 함께 제보자 앞에 나타난 적이 있었다. 그러다 친구가 갇히자 그 옆에서 도움을 요청하듯 하염없이 울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수연 씨가 부산에서 경산으로 가는 동안 내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결국 수연 씨가 두 고양이를 모두 구조하게 됐다.
그렇게 털이 밀린 검은 고양이에게는 '초코', 옆에서 초코를 지켜준 고등어 태비 고양이에게는 '파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구조된 초코는 눈 한쪽이 말려들어가 눈동자를 찌르고 있었고, 코는 피로 꽉 막힌 상태였다. 발견된 지역이 원룸촌이라 원래 유기묘가 많았고, 초코의 털이 미용 목적이 아닌 듯 무성의하게 깎여 있는 것을 보니 주인에게 버려진 것으로 추정됐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길에서 마음씨 착한 친구를 만나 구조 후에도 같이 살게 된 것. 수연 씨는 "파이가 초코를 너무 좋아한다"며 "적극적으로 스킨십하고 늘 옆에 딱 붙어 다른 고양이들로부터 초코를 지키는 모습이 '신여성'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처음에는 구조 후 따로따로라도 입양을 보낼까 했지만 성묘 입양이라 그런지 쉽지 않았다고. 동반 입양도 문의가 없어 지금은 단지네에서 둘이 늘 붙어 다니며 사이좋게 지내고 있단다.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너희들이 인간들보다 낫구나"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누가 저런 짓을 하고 버렸을까.." "각박한 세상에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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