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뉴스 > 종합

저는 동물의 관상을 볼 줄 압니다.

저는 동물의 관상을 볼 줄 압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수의사들은 다들 관상가 양반입니다. 최근에 고양이 관상을 봐준다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신기하죠. 동물이 관상이 있다니?

 

관상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수의사는 3D(Difficult, Dirty, Dangerous) 직업이다"라는 저희들끼리 하는 우스갯 소리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먼저 Difficult에 대해서, 수의사는 사람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봐야하니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겉모습 만으로는 알기 쉽지 않습니다.

 

'아프다.' 즉 통증(pain)의 종류는 신경통, 관절통, 복통, 두통 등으로 다양한데 이에 대한 표현은 동물에게 식욕부진, 기력저하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통증을 잘 드러내지 않는 고양이의 경우는 더욱 어렵지요. 그러다 보니 원인을 알기 어렵고, 신체 검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다른 검사들에 의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 Dirty와 관련해서, 수의사는 늘 대소변과 함께합니다. 병원 진료실 내에 들어와서 너무 긴장하거나 무서운 나머지 환자가 대소변을 보는 경우는 흔하고, 입원 환자가 대소변을 보고 그 위에 앉아있을 때도 환자를 씻기고 입원장을 청소해주어야 합니다.

 

언젠가 당뇨 환자가 입원 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뇨는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는 증상이 있습니다. 환자가 입원장 내에서 소변을 한 번 보았길래 치워주었는데, 뒤를 돈 사이에 두번째로 싸놓고, 그것을 다시 치워줬더니 다시 또 싸놓아 3번을 연달아 치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사람과 다르게 동물은 체온을 항문으로 재는데 체온계 옆으로 변이 밀고 나오는 것을 본 적도 있습니다. 입원환자들의 변 상태를 매일 확인하다보니 사진첩에는 변사진이 많습니다. 누가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Dangerous와 관련해서는 다시 동물 관상으로 넘어가서, 수의사는 늘 할큄과 물림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합니다. 물려서 몇 바늘 꼬맨 사람은 부지기수이고 입술을 물린 사람도 있습니다. 가끔 상처입으면 서러울 때도 있습니다.

 

'난 잘해주려고 그런건데...' 조용히 잘 있다가도 갑자기 돌변해서 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차라리 처음부터 건들지 말라고 경고를 주는 강아지들이 더 좋습니다.

 

이러다 보니 제 한 몸을 지키기 위해선 순발력이 좋아야 하고 위험 감지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환자가 처치실에 들어오면 이에 대한 관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음... 얼굴과 꼬리가 토실하니 먹을 복이 많았을 것이고 눈이 내려가 있으며 웃는 상이고 처음오는 공간에서 긴장하지 않는 것을 보니 예민하진 않을 것 같군...(조금 안심)' 

 

'음… 흰자가 많이 보이고 사람을 흘겨보는 것을 보니 소심한 편이나 갑자기 돌변할 수 있겠군...(조심스럽게 다가가기)'

 

'음… 눈이 사람을 좋아하고 순해보이는군. 귀엽다! (방심하다 물림)' 

 

이렇게 현재는 적중률 85%의 생존형 동물 관상가가 되었습니다.

 

※ 위 정보는 2024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반려생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려생활 포스트
목록

회원 댓글 0건

  • 비글
  • 불테리어
  • 오렌지냥이
  • 프렌치불독
코멘트 작성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욕설 및 악플은 사전동의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스티커댓글

[0/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