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한밤중 도로 한복판에 출몰한 비단뱀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남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영자매체 마더쉽에 따르면, 싱가포르 투아스에 위치한 한 도로에선 지난 19일 새벽, 거대한 비단뱀이 출몰했다.
당시 차를 타고 도로를 지나가고 있던 호 송 티(Ho Song Thye‧남) 씨는 비단뱀을 지나쳤다가 다시 녀석이 있는 위치로 되돌아왔다는데. 호 씨는 비단뱀이 로드킬(Roadkill)을 당한 줄 알았지만, 녀석은 멀쩡히 살아있었다.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던 비단뱀은 뱀목 보아과에 속하는 '그물무늬 비단뱀(Reticulated python)'이었다. 그물무늬 비단뱀은 원래 연못이나 작은 강 인근에서 서식한다. 조류나 포유류를 잡아먹으며, 기질이 매우 공격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호 씨가 발견한 그물무늬 비단뱀은 그를 공격하려는 태도를 취하지 않았단다. 녀석은 단지 도로를 지나가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주변에 계속 차가 지나치는 이상 안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
호 씨는 비단뱀이 안전하게 도로를 건너갈 수 있도록 친구와 함께 도로 위에 섰다. 이들은 다가오는 트럭이 비단뱀을 치지 않게끔 교통 통제관처럼 손짓으로 협조를 청했다.
그러자 트럭은 방향을 바꿔 주행했고 비단뱀은 교통사고를 면했다. 이후 호 씨 일행은 비단뱀을 도로 밖으로 유인했다.
호 씨가 지난 17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재한 영상을 보면, 비단뱀이 호 씨가 손짓한 배수구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영리한 비단뱀은 배수구로 안전하게 들어갔다.
호 씨는 "우리가 5분 후에 도착했다면 비단뱀은 이미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릅니다"라며 그물무늬 비단뱀과 같은 싱가포르 토종 동물은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을 시청한 누리꾼 다수는 "경의를 표합니다", "뱀에게 친절을 베풀어주셔서 감사해요", "수고하셨습니다"라며 갈채를 보냈다.
회원 댓글 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