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가혹한 환경에서 임신한 채 방치되어 있던 웰시코기가 구조되고, 새끼들과 함께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경상남도에서 개인 동물 구조활동을 하고 있는 A씨는 최근 풀과 쓰레기가 무성한 곳에 방치되어 있는 웰시코기의 상황을 알게됐다.

이 웰시코기를 처음 발견한 때는 작년 10월 20일. 녀석이 생활하는 곳은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었다.
"여름에는 아마존마냥 엄청 습하고 악취가 나고, 산모기 수십마리를 비롯해 말벌 및 벌레가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곳이었다"는 A씨.

사실 이곳에는 웰시코기가 들어오기 전부터 다른 보더콜리 한 마리가 방치돼 있었다. 알고보니 견주가 수십년간 이런 환경에서 개들을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보더콜리는 생사를 오가는 위급한 상황이었기에 동물단체를 통해 소유권을 포기받았지만, 견주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예민해져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웰시코기의 상태도 좋지 않아 구조가 시급했다. 게다가 종종 "길고양이들 쫓아내라고" 목줄을 풀어 길거리에 방치되기도 했다.
A씨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견주를 타일러가며 조심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이미 몸에 진드기가 너무 많고, 피부병 및 심장사상충도 의심돼 거처라도 잘 마련해달라고 부탁해봤지만 쉽지 않았다는데.
'동물단체는 빨갱이다' '인간과 동물에게는 다 충(蟲)이 있고, 함께 공생해야한다' '병원은 없는 병을 만들어낸다' '보름 아프고 나면 또 괜찮아진다' 등 발언을 하며 소유권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 와중에 웰시코기가 임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추운 시기에 출산을 하게 되면 새끼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과, 앞으로 관리가 정말 어려워진다는 등을 이야기하며 A씨가 설득한 결과 어렵게 소유권 포기를 받아냈다.
마침내 지난달 31일 웰시코기는 구조됐고, 임보처로 이동해 무사히 7마리 새끼를 출산했다. 새끼들에게는 태어나자 마자 배가 빵빵하다며 '호빵' '진빵' '빵빵' '탄빵' '건빵' '꿀빵' '식빵'이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어미에게도 '쿠키'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겼다.

A씨는 "유기견보다도 방치견을 구조하는 일이 정말 어렵다"며 "방치하는 사람들이 동물에 대해 고지식하고 개들은 더위, 추위, 배고픔, 더러움을 다 이겨낼 수 있으니 적응해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밥조차 제대로 안 주는 견주로부터 쿠키는 다행히 구조됐다. 이제는 진짜 사랑만 가득 줄 가족을 찾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쿠키는 암컷 웰시코기로 2~3살 추정이다. 아직 중성화 수술을 받지 못했고 심장사상충 양성이다. 7마리 새끼들은 두 마리가 현재 입양 확정이다.
쿠키와 새끼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A씨의 인스타그램 계정(@collie_s2)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입양 및 임시보호 문의는 계정 프로필 링크를 통해 가능하다.
회원 댓글 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