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어느 날 공원에 나타나 몇 개월째 돌아다니는 떠돌이 개를 구조하기 위해 119에 신고했다가 동물 보호소에 인계된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닉네임 '하이젠 누나'님(이하 제보자)이 이 강아지를 처음 목격한 것은 작년 10월이었다.
"저희 집 강아지들과 산책하고 있는데 뒤에서 조용히 나타나더니 졸졸 따라다녔다"는 제보자.

다른 산책하는 분들과 이야기해 보니 작년 9~10월쯤부터 갑자기 공원에 나타났다는 녀석. 사람은 무서워해도 산책 나온 반려견들과는 친하게 지냈다는데.
그렇게 강아지는 몇 달이 지나도록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공원에 머물면서 산책 나온 주민들에게 먹을 것을 얻어먹으며 지냈다.

제보자는 강아지가 '꼬질꼬질'하고 '순둥순둥'하다며 '꼬순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도 꼬순이라고 불러주면서 지금까지 쓰고 있는 이름이다.
제법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졌지만,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풀리자 공원 이용객이 많아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목줄 없이 자유롭게 공원을 돌아다니는 꼬순이를 보고 신고하는 사람들이 생긴 것. 민원 신고를 받은 경찰이나 소방대원들이 꼬순이를 잡으러 다니기도 했다.
게다가 털 빠짐이 심해지고 자주 긁는 모습이 보여 피부병이 의심되기도 했는데. 결국 제보자와 주민들이 힘을 합쳐 꼬순이를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잽싼 꼬순이를 잡기란 쉽지 않았는데. 계속되는 포획 시도 실패에 그나마 꼬순이와 조금이나마 쌓아 온 유대감도 사라질까 걱정해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꼬순이는 소방대원에게 잡혔지만 동물 보호소에 가게 됐다. 원칙상, 119에서 구조한 동물은 유기동물 동물시설로 인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몰랐던 주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왜냐하면 꼬순이가 들어간 동물 보호소는 관리 개체수가 정해져 있어, 주인을 찾는 공고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가 시행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단기 임시보호처는 구해 보호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게 됐지만, 그 이후로도 꼬순이가 있을 장기 임보처나 입양처는 없는 상황이다.

제보자는 "꼬순이는 자기를 무서워하는 강아지에게는 거리를 유지해 주고, 간식이 먹고 싶어도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는 착한 강아지"라며 "산책 줄 적응도 잘하고 앉아, 기다려도 잘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꼬순이는 중성화된 수컷이며 나이는 2~3살로 추정된다. 겁은 많지만 공격성은 없고 대견 사회성이 좋은 편이다. 아나플라즈마 진단으로 약을 먹고 있으며, 처음에 우려했던 피부 상태는 영양 부족 때문으로 별다른 질병은 없는 상태다.

꼬순이의 임시 보호 및 입양 문의는 인스타그램(@zen_hi) DM으로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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