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2년 전 방치견들이 구조되면서 견주에게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는데, 또다시 개를 데려와 방치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때는 지난 3월, 닉네임 '오이오랑 보호자'님(이하 제보자)은 이사를 앞두고 동네에 방치되고 있는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개는 고물과 쓰레기로 가득한 곳에서 10cm도 안 되는 목줄에 묶여 있었다. 개집 용도의 고무통 안에 있는 냄비에는 오래된 음식물 쓰레기만 가득했다. 그릇을 가져와 사료를 부어주자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는 제보자.

알고 보니 이곳은 2년 전 방치견 8마리가 구조된 장소였다. 당시에도 개들은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했는데, 심지어 한 마리는 발작으로 대문 앞에 쓰러져 있었는데도 견주가 방치하고 있었단다.
그때 구조한 개들 중 어린 강아지들은 입양됐지만, 성견들은 여전히 구조를 진행한 '애니멀스힐'(@dongsanshelter)에서 돌보고 있다. 몇몇은 견주의 방치로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상태다.
당시 구조 단체는 포기 각서를 받으면서 견주에게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겠다는 서명도 받아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개를 데려와 방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보자가 다녀간 이후로 목줄이 조금 길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 지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제보자는 이사를 가고도 마음이 쓰여 왕복 한 시간이 걸리는 담양으로 매일 찾아가 밥을 챙겨줬다. '설이'라는 이름도 붙여줬다.
제보자는 "설이는 제가 주는 간식보다도, 제가 만져주고 쓰다듬어주기를 바랬다. 하루에 단 5분 밥과 물을 챙겨주러 오는 제 차를 알고 저만 기다리는 것 같아 안 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소식을 듣고 2년 전 구조를 진행했던 애니멀스힐에서 다시 설이의 구조에 나섰다. 다시 한번 포기 각서를 받으면서, 앞으로 개를 키우지 않겠다는 것에 대한 동의를 녹음으로 남겨둔 상태다.
그런데 무사히 설이의 구조가 끝나가는 와중, 쓰레기장 뒤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설마 하는 마음에 소리를 따라가 보니 집도 없이 짧은 줄에 묶여 있는 어린 강아지가 있었다.

"견주가 몰래 숨겨놨다가 구조팀이 오니까 살겠다고 울어댄 것 같다"는 제보자. 다행히 이 강아지도 구조되고 '매실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제보자는 "아직도 설이처럼 시골에 묶여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는 강아지들이 많다. 실질적인 동물보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설이는 개인쉼터 '터미널'에서 임시 보호 중이다. 매실이는 급하게 단기임보처를 구했지만 5월이면 새로 갈 곳을 찾아야 한다. 설이의 입양 신청은 인스타그램 @jeanadore, 매실이의 임보 및 입양 신청은 @bbo._.kim_으로 DM을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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