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동네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공공연히 학대당하던 개가 구조돼 새로운 가족을 찾고 있다.
지난 21일 제주도의 동물 보호 단체 '사단법인 행복이네협회'에는 제보 하나가 들어왔다. 당시 서귀포시를 방문한 관광객이 동물 학대 현장을 보고 영상을 찍은 것이다.
영상에는 견주가 개 한 마리와 함께 길을 걷는 모습이 보인다. 짧게 잡은 목줄에 붙들려 있는 것이 불편했는지 개가 짖자, 견주가 개를 끌어당겨 목줄 반대편을 휘둘러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알아보니 이 개는 매일 목을 졸리고 맞으면서 산다는 것이었다. 보호소 회원 A씨는 본지와 연락에서 "최근 소장님 건강이 안 좋아져서 구조 활동을 쉬려고 했는데, 이 영상을 받고 소장님이 밤새 잠에 못 드셨다"고 말했다.
결국 제보를 받은 장소로 찾아가 개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금방 견주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동네 주민 거의 모두가 이 개의 사연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개가 제대로 먹지도 못해 삐쩍 말랐었다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동네 주민들이 틈틈이 돌봐준 덕분에 지금은 그나마 살이 오른 상태였다고.
심지어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도 다가와, '저 개가 밥도 못 먹고 산다'며 개를 데려갈 수 있게 도와주려 하시는 상황이었다.

집에 찾아가니 생활 환경도 좋지 않았다. 밖에서 짧은 목줄에 묶여 있었으며, 불과 보름 남짓된 새끼 강아지도 출산한 상태였다. 새끼 강아지는 개집에 들어가고 싶어도, 스스로 높은 턱을 넘지 못하고 낑낑대고 있었다.
집에는 견주가 없었지만 어촌 계장님의 도움으로 쉽게 연락이 닫을 수 있었다. 결국 견주를 설득해 소유권을 포기하고 향후 개를 데려오거나 키우지 않을 것임을 약속받을 수 있었다.

A씨는 "동네 분들 말로는 집에서 소변을 보면 냄새난다고 밖으로 끌고 가 소변을 보게 했는데, 줄을 끌고 가면서 목을 조르고 때렸다고 한다. 계속 매를 맞으면서 새끼까지 낳고, 그 와중에 새끼는 잘 키워보겠다고 포동포동하게 길러놓은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사정이 안 좋아서 치료비도 없으면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이렇게 두들겨 맞는 걸 보고 외면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개와 새끼 강아지는 보호소에서 건강 회복을 우선으로 돌보고 있으며, 좋은 임시보호처나 입양자를 찾아줄 계획이다.
모견의 나이는 3~4살로 추정되며, 새끼 강아지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젖을 뗄 때까지 어미와 같이 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시 보호 및 입양 관련 문의는 인스타그램 계정(@jeju_happyshelter) DM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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