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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돌게 만드는 20가지 행동

 

수의사도 사람이다. 말 못하는 반려동물보다 말이 더 안 통하는 보호자를 만나면 힘이 쭉 빠지곤 한다.

 

그런데 이런 수의사를 더 힘들게 하는 보호자들이 있다. 

 

영국 수의사 션 맥코맥이 개인 블로그에 올린 ‘수의사를 미치게 하는 20가지’를 통해, 동물병원에 찾아오는 갖가지 진상 보호자의 백태를 살펴본다. 

 

맥코맥은 한 온라인 포럼에서 각국 수의사에게 설문해, 이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그의 글은 미국수의사회(AVMA)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되면서 수의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적 정서를 감안해 다소 가감할 필요는 있다. 또 이것은 수의사에서 관점에서 그럴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자. 

 

1. 아픈지 사흘째..금요일 오후 5시55분에 전화한다

 

사흘 전부터 구토, 설사 증세를 보였지만 금요일 저녁 진료 마감이 돼서야 전화한다. 응급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보호자를 수의사는 기다려야 한다. 그가 병원에 올 때까지.

 

누구나 집에 가려하거나 주말을 맞을 준비를 할 찰라 업무 지시가 내려오면 화가 난다. 수의사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동물병원은 대개 주말에도 문을 연다. 하지만 업무의 끝에 이런 전화는 마뜩지 않다. 

 

2. 수의사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

 

입양하기 전 사육했던 사육장 주인, 조련사, 반려견 산책 도우미, 사촌, 동네 술친구, 역술인 등이 해준 이야기를 믿고, 수의사의 진단을 불신한다.

 

게다가 수의사에게 이렇게 치료해야 한다고 지시한다. 이럴꺼면 병원에 왜 왔는지 쩝. 

 

3. “내가 구글에서 봤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글을 믿고, 수의사의 전문지식을 불신한다.

 

인터넷에 정보는 넘쳐난다. 다만, 그 정보의 신뢰성을 어느 누구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 

 

4.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검사와 치료를 거부한다.

 

유기동물이 아니라 몸값이 높은 순종을 샀다고 자랑한다. 그런데 이런저런 처치가 필요하다고 하면 아깝다며 혹은 너무 비싸다며 부담스러워 한다.

 

수의사가 중성화 수술을 제안해도, 순종 번식을 위해 거부한다.

 

5. 내 의견을 무시하고선 증세가 악화한 것을 내 탓으로 돌린다

 

수의사가 제시한 검사와 치료를 거부하고, 반려동물의 병이 깊어지면 수의사에게 항의한다. 스스로를 탓해라.

 

수의사가 최선을 다했어도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아 줬으면 좋을듯하다. 

 

6. 유기동물이라 우기고, 무료 치료를 요구한다.

 

당신의 집에서 10년간 먹고 잔 반려동물을 갑자기 길에서 주운 동물로 탈바꿈한다. 그런데 몇가지만 보면 집에서 키우는지 밖에서 살아 왔는지 다 안다. 

 

7. 구조된 동물이라고 우긴다.

 

공짜 치료를 받기 위해, 동물을 구조했다고 거짓말한다.

 

8. "전주인이 학대한 것 같아요."

 

빗자루를 보고 무서워한다고 해서, 과거 주인이 빗자루로 때렸다고 성급하게 예단해선 안 된다.

 

사회화가 안돼서 벌어진 상황일 수 있다. 반려동물에게 슬픈 과거사를 만들어주지 말자.

 

9. "동물 사랑하시죠? 무료로 치료해 주세요!”

 

수의사는 무료로 봉사할 수 없다. 동물병원이 파산하고,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고, 수의사 식탁에 빈 접시가 오르길 바란다면 들어줄 수 없다.

 

수의사는 당신 지갑을 털려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수의사들이 난감해 하는 경우가 무료진료 요구다.

 

특히 길에서 만난 유기견은 물론이고 비둘기도 데려와 무료 치료를 요구한다. 우리나라 수의사들 역시 이런 상황에 난감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10. 보험 보상을 받으려고, 진단서 조작을 요구한다.

 

병명을 보험 대상이 되는 병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고객이 많다.

 

하지만 당신의 보험료 34만원(200파운드) 때문에 수의사 면허를 박탈당할 순 없다.

 

11. 늙었다면서 모든 병을 방치한다.

 

반려동물이 늙었다는 이유로 동물병원에 5년 넘게 데려오지 않는 사람도 있다.

 

치료만 하면 잘 먹고, 잘 잘 수 있는 동물을 방치해서, 병을 키워오는 사례가 종종 있다. 

 

12. 이동장 없이 고양이를 가슴에 안고 데려온다.

 

잘 훈련된 고양이라며, 이동장도 가져오지 않고 가슴에 안아 데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동물병원 안에 수많은 반려동물이 고양이를 보고 짖는다고 생각해보라.

 

최선의 경우 당신의 팔을 할퀴고 끝나겠지만, 최악의 경우 열린 문 밖으로 뛰쳐나가 대로변 차들 사이에서 뛰어다니게 될 수 있다.

 

13. 동물병원 직원을 물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전에도 사람을 물은 적 있어요. 하하하.” “당신들 직업이잖아요. (익숙하죠?)”

 

수의사든 이웃이든, 반려동물이 사람을 물었다면 전적으로 당신 탓이다. 반려동물을 제대로 훈련시키지 않은 당신 탓이란 걸 명심하자.

 

14. 키울 줄 모르면서 특이한 반려동물을 키운다.

 

무엇을 먹이고, 어떤 환경을 조성해줘야 하는지도 모르고 이국적인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생사의 기로에 서면 수의사에게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놓고 죽으면, 수의사의 무능력을 탓한다. 최소한 기본 지식을 알고 키우자.

 

15. 현대의학을 무시하고 민간요법에 기댄다.

 

벼룩, 진드기에 잘 듣는 약이 있는데도 코코넛 오일, 마늘, 엔진오일, 수정 목걸이 등 민간요법을 고집한다.

 

벼룩을 예방하는 데 수정 목걸이가 좋다고 반려동물에게 걸어주지만, 아무 소용없다.

 

16. 동물병원 직원에게 무례하게 군다.

 

상담 직원, 간호사 등 동물병원 직원에게 무례하게 굴다가 수의사에겐 상냥한 사람들이 있다.

 

수의사가 바빠서 직원들이 상대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의사가 당장 만나주지 않는다고 직원에게 화풀이한다.

 

그곳의 직원들은 당신의 반려동물을 돕기 위해 있는 사람들이란 점을 잊지 말자.

 

17. 매년 받는 치료인데도, 호들갑을 떤다.

 

해마다 필요한 치료라고 말해준 지 3년째인데도, 올해 처음 받는 치료인양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이 있다.

 

청구비가 너무 비싸네, 반려동물이 많이 아프겠네 하는 둥 수의사 앞에서 불평한다. 

 

18. “우리 아가는 괜찮아요! 울지 않잖아요!”

 

노령동물은 통증에 적응한다.

 

관절염 탓에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발을 저는 데도 울지 않는다고 괜찮다는 반려인들이 있다.

 

노령동물에게 고통 없이 지내는 것은 중요하다. 전문가인 수의사의 말을 듣고 통증 치료를 해야 한다.

 

19. 안락사를 거부한다.

 

집에서 마지막 순간을 평화롭게 맞게 하고 싶다며, 안락사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와 다르다.

 

숨을 제대로 못 쉬고, 머리를 들지 못하며, 며칠간 먹지도 못하는 데다 탈수 증세에 시달리기도 한다. 게다가 배변을 못 가리면서, 비참한 마지막 순간이 된다.

 

반려동물이 고통 속에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은 반려인에게도 큰 상처가 된다.

 

20. 대기실에서 잘못된 정보를 나눈다.

 

20년간 반려동물을 길렀다며 수의사보다 더 뛰어난 전문가를 자처하고, 동물병원 대기실에서 반려인들을 호도한다.

 

민간요법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수의사를 불신하게 만드는 것은 곤란하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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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댓글 2건

  •   2016/03/02 11:17:40
    보호자 입장에서도 한 번쯤 되새겨 봐야 겠네요~~좋은 내용에 감솨.

    답글 15

  •   2016/03/10 15:21:07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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