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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개' 최고의 개 되다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개가 영국에서 영웅견으로 거듭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차이니즈 크레스티드’ 견종인 ‘머글리’는 생후 사흘 만에 버림받았다. 털이 없고, 주름진 얼굴을 보고 상품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탓이다. 생후 3주 된 머글리는 지난 2004년 유기견센터에서 새 주인을 만난다.

 

그리고 지난 2005년 영국과 2012년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개’로 우승했다.

 

하지만 머글리는 그를 버리고, 가장 못생긴 개라고 평한 인간에게 원수를 은혜로 갚았다. 한 영국 단체 ‘세라피 독스 네이션와이드’를 통해 치료견으로 수년간 아이들의 독서 프로그램에 참가해, 아이들의 읽기를 도왔다. 또 장애인을 방문해 위로했다.

 

올해 12세가 된 머글리는 치료견 생활을 은퇴하고, 지난 주말 열린 영국 반려동물대회(the National Pet Show)에서 2016년 영웅견(Heroic Hounds) 부문에서 우승했다.

 

베브 니콜슨(사진 왼쪽)과 머글리(가운데).

머글리의 주인 베브 니콜슨은 “머글리는 사람들을 만날 때, 정확히 어떻게 할지 알고 있어 나를 놀랍게 만들었다”며 “시각장애인과 함께 있을 때 머글리는 가만히 서서 시각장애인이 그를 만질 수 있도록 해줬고, 누군가 화났을 때 그에게 다가가 진정시켰다”고 말했다.

 

미국 애견협회에 따르면, 차이니즈 크레스티드 견은 애완견으로 개량돼 머리와 꼬리, 발을 제외하곤 털이 없다. 미국 애견협회는 차이니즈 크레스티드 견을 못생겼다고 평하지 않았다. 심지어 “잘생겼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머글리는 4년 전 대회에서 “족보와 잡종견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추함”을 지녔다고 평가 받았다. 당시 AP통신은 머글리의 “하얀 수염과 짧은 주둥이 그리고 반짝 빛나는 눈”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개란 명성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의 한 기자는 머글리를 영화화된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도비’ 캐릭터와 닮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머글리는 이제 ‘유명견’이 됐고, 자신의 페이스북과 홈페이지(http://uglymugly.co.uk)를 갖고 있다. 머글리는 유명세를 통해 지역 자선단체의 모금 활동을 돕고 있다.

 

영리한 머글리의 매력에 많은 사람들이 빠져들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머글리의 주인 니콜슨은 머글리와 산책하다가, 한 노부인을 만났는데, 그녀가 머글리를 보고 날카롭게 소리 지르며 “저건 쥐인가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니콜슨은 사람들이 머글리를 보면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놀라거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니콜슨은 왜 ‘이 못생긴 개’ 머글리를 입양했을까? 니콜슨의 친구가 유기견센터에서 머글리를 발견하고, 니콜슨에게 사진을 찍어 보냈다. “너를 위한 개를 발견했어. ㅋ ㅋ”라는 장난스러운 메시지와 함께.

 

하지만 니콜슨은 머글리 사진을 본 순간 마음이 움직였고, 곧장 유기견센터에 전화해 입양을 결정했다고 한다. 당시 유기견센터는 머글리가 너무 약해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입양 요청을 거절했다.

 

니콜슨이 아침마다 전화를 걸며 머글리의 건강을 확인한 끝에, 유기견센터도 니콜슨의 진심을 알아줬다. 그리고 건강해진 머글리는 니콜슨과 한 가족이 됐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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