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끝부분이 말려있거나 동그랗게 되어 있거나.
서일본신문 보도 캡쳐 |
우리에게는 2차 세계대전 말 원자폭탄이 투하된 곳으로 알려진 일본 나가사키. 그런데 현지에서는 꼬리 모양이 독특한 고양이가 많은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달 일본의 한 신문은 나가사키현 고양이의 '꼬리 말림 비율'은 전국 최고인 79.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지만 도대체 왜 꼬리가 말려 들어가 있는지는 수수께끼라고 보도했다.
나가사키의 꼬리 말린 고양이는 크게 끝이 말린 꼬리와 중간 부분이 끊어진 것처럼 짧은 꼬리, 전체가 동그랗게 말려 들어가 동그라미로 보이는 꼬리 3종류가 있다. 세 종류 모두 나가사키 시내에선 일반적으로 꼬리가 똑바로 긴 고양이가 오히려 이상하다는 취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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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과는 관련이 없다. 미국 페리 제독에 의해 개방되기 이전 조선과 마찬가지였던 에도가와시대의 쇄국 정책과 관련이 있다는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꼬리 말린 고양이 조사는 노자와 교토대 명예교수가 진행했다. 1990년 전국 고양이 1만2000마리 조사에서 나가시키와 함께 가고시마, 미야자키 등의 순으로 비교적 태평양에 면한 가까운 도시들에서 이런 꼬리들을 가진 고양이들이 많았다. 20년 후인 2009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특히 나가사키는 그 당시까지만 해도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 서양과 교류를 했던 일본의 유일한 무역항이었다. 쇄국 시절 서양인들이 무역을 위해 타고온 배에 외래종 고양이가 함께 타고 왔고, 이것이 현지 고양이와 섞이면서 현재의 꼬리 말린 고양이들이 탄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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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는 또 있다. 일본 관련 학회에 따르면 일본 역사상 회화에 꼬리 말린 고양이가 등장한 것 역시 에도가와 시대부터다. 또 연구과정에서, 원산지는 동남아시아로 특히 인도네시아에 많이 생식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나가사키가 유일한 대외 무역항으로서 당시 전세계를 주름잡던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 사람들이 왕래가 잦았던 것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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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인도네시아에는 동인도회사의 아시아 지사가 있었다. 특히 당시 네덜란드 목조 선박들은 화물을 먹거나 선체를 갉아먹는 쥐를 제거하기 위해 고양이를 함께 싣는 습관이 있었다.
개성적인 꼬리를 가진 나가사키의 고양이들은 쇄국 시대 일본과 해외의 교역 역사를 말해주는 산증인일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한편으로 꼬리 말린 고양이는 나가사키를 알리는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잡화 등의 제품에 꼬리 말린 고양이 캐릭터가 채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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