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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련한 매미의 일생

 

여름이 되면 우리 귀를 시끄럽게 하는 동물이 있다. 매미, 이 작은 곤충의 울음소리는 그 어떤 소음기보다 시끄러운 것 같다. 하지만 그 울음에는 자기의 유전자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떠나려는 대자연에서 받은 엄숙한 임무가 숨어있다.

 

매미라는 곤충은 유충으로 사는 시간과 성충으로 사는 시간이 엄청나게 차이가 있다. 종류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통상 유충으로 7년 정도 땅 속에서 나무 수액을 빨아먹으며 산다. 그러다가 번식을 위해 성충이 되면 불과 한 달 정도의 짧은 생애를 마치고 죽게 된다.

 

그런데 날개를 달고 땅위에서 사는 한 달 사이 성충에게는 엄청난 숙제가 부여된다. 매미 성충은 사마귀, 거미, 말벌 등과 같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천적들을 피해 자기의 유전자를 퍼트려야 한다.

 

매미 성충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은 인간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무척 짧은 시간에 불과하겠지만, 그 동물에게는 상당히 중요하고 할 일이 많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땅 속에서 7년여를 기어서 살다가 날개를 달고 푸른 하늘을 보며 사는 시간이 불과 한 달이라는 것은 불공평하고 비극적인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름 내내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시끄러운 울보 매미들은 모두 수컷들이다. 수컷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겨줄 암컷들을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울어댄다.

 

그리고 그 우렁찬 울음소리 덕분에 수컷은 암컷을 유인할 수 있고, 매미는 다음 후손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인간들에게는 단지 시끄러운 소음에 불과한 매미 울음소리지만 매미에게는 귀한 후손을 남기기 위한 엄숙한 교향곡과도 같은 것이다.

 

지난 가을 필자의 아파트 화단에서 자신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쓸쓸하게 주검으로 변해있는 매미 사체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 사체를 보면 새삼 “삶이라는 것은 헛되고 덧없이 흘러가는 것이구나. 하지만 긴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짧은 여름철에 자신의 유전자를 퍼트리고 죽은 저 매미의 삶은 자연계에서 의미가 있구나.”하는 점을 느낀다.

 

너무 큰 해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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