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 아이들에게 슈퍼 히어로는 아이언맨, 헐크, 토르 같은 영화 어벤져스 속 영웅 캐릭터들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그 자리는 중국 고전 서유기에 등장하는 손오공 차지였다.
지상은 물론 용궁과 하늘나라까지 구름을 타고 여의봉을 마구 휘두르는 손오공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기에 손색 없는 캐릭터였다. 서유기를 보던 아이들이 좀 자라선 삼국지를 보면서 달라지겠지만 그 전까지는 나쁜 요괴들을 물리치는 손오공이 최고였다.
아이들의 광범위한 인기를 얻은 손오공은 다양한 영화와 만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였고 치약, 칫솔, 학용품의 소재로도 활용되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녔을 때 본 손오공 주연의 마법천자문은 아이들이 한자를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순기능도 확실하게 해주었다. 필자에게는 고마운 손오공이 아닐 수 없다.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은 누구를 모델로 하여 만든 캐릭터일까? 놀랍게도 그 원숭이는 지금도 멸종하지 않고 살아있다.
중국 쓰촨성(泗川省)이 고향인 황금원숭이는 손오공의 기원에 해당되는 동물로 금사후(金絲猴)라고 불리는 귀한 동물이었다. 금사후의 금사(金絲)는 황금처럼 눈부신 금빛 털을, 후(猴)는 원숭이를 의미한다.
오션 파크에는 두 마리의 황금털원숭이가 있다. 황금털원숭이의 이름은 후후와 러러다. le를 레라고 읽으면 안 된다. |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들과는 달리 코가 쏙 들어가 있다. 그래서 영어권에서는 쓰촨 황금 들창코 원숭이(Sichuan Golden Snub-nosed monkey)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천이라고 부르는 쓰촨성은 황금원숭이의 고향이지만 다른 인물 때문에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한다. 쓰촨은 초한지의 주인공 유방이 항우에게 쫓겨나서 한나라를 일으킨 곳이기도 하고, 삼국지의 유비가 촉나라를 세운 곳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쓰촨은 중국 고전과 깊은 관계가 있는 지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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