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 없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동물병원에는 불쌍한 유기동물을 구조해 와서 자비로 치료해주고 심지어 이미 사망한 경우라도 데리고 와서 장례를 치러 주는 착한 분들이 많다.
최근에는 길냥이들이 출산한 새끼 고양이 일명 아깽이들을 구조해와서 건강검진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출생일을 모르는 탓에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는 경우가 흔하다.
동물들의 경우 나이를 아는 것이 기본적인 돌보기뿐 아니라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물 선택, 해부학적으로 정상과 비정상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 등 아주 많은 점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보호자들이 바라는 “딱 보면 아는 능력” 이라는 게 수의사들에게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해 나이를 대략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우선 신체 발달 정도로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탯줄은 생후 2-3일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눈은 감겨진 상태로 태어나서 7-10일 사이에 뜨기 시작하며 2주 안에 다 뜨게 되는데 생후 5주가 되야 망막이 성숙하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잘 보지 못한다. 귀 역시 닫힌 상태로 태어나 2주가 되야 열리는데 4주 정도가 되면 비로소 제대로 들을 수 있게 된다.
2주까지는 스스로 배변배뇨하는 능력이 없고, 기어서 움직이고 2주가 넘어가면서부터 걷기 시작해 3주차가 되면 정상보행이 가능해지고 그루밍(grooming)을 하기 시작한다. 발톱을 세우고 기어오르는 능력도 3주 후부터 발달한다.
치아 상태를 확인 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유치는 2-4주 사이에 나기 시작하는데 2-3주사이에 상악 첫 번째 앞니가 가장 먼저 나오고 나머지 앞니들과 송곳니가 3-4주에 그리고 작은 어금니들은 4-5주에 나온다.
특히 상악 송곳니 뒤에 첫 번째 작은 어금니는 8주가 되야 나오기 때문에 이 치아가 안 보인다면 아직 두 달이 안 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x-ray 촬영을 통해서도 나이를 알아 볼 수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도 성장판이 있고 뼈에 따라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가 다르므로 이것을 통해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앞다리를 이루는 뼈 중 위쪽에 해당하는 상완골의 머리 쪽에 있는 성장판은 18-24개월 사이에 닫힌다. 따라서 앞다리를 x-ray 촬영해봤을 때 이 성장판이 닫혀 있다면 대략 2살 이상으로 볼 수 있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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