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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코스키의 ‘고양이에 대하여(On Cats)’

ⓒ노트펫

 

이 책은 위대한 아웃사이더로 불리 우는 찰스 부코스키(1920~1994)의 작품으로 ‘글쓰기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와 더불어 그의 테마 에세이 삼부작으로 꼽힌다.

 

작가의 묘비명 “애쓰지 마라(Don't Try)”는 말처럼 어떠한 치장이나 가식 없이 단순하고 솔직하게 쓰인 문장은 독자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말 그대로 ‘진짜 자신의 삶’을 살아낸 ‘타고난 작가’만이 전할 수 있는 울림이 느껴진다.

 

‘고양이에 대하여’는 작가 자신이 버려진 고양이 아홉 마리를 거두어 키우는 모습과 그 버려지고 길들여지지 않는 존재를 향해 보내는 연민과 애정이 가득한 작품집이다.

 

차에 치여 으스러진 고양이에게서 발견하는 삶의 비극, 목숨의 위기를 여러 번 겪으면서도 살아난 고양이의 생명력에 대한 감탄, 그리고 버려진 고양이들과 동질감을 느끼면서 그들을 거둬 키우는 부코스키의 모습에서 의외의 뭉클함이 느껴진다.

 

고양이들과 함께 깨어나는 아침, 늦은 밤 술을 마시며 타자기를 두드리고 있을 때면 찾아오는 글쓰기의 동행들, 버려지고 불구가 되었어도 결코 위엄을 잃지 않는 걸음걸이, 어떤 일에도 동요하지 않고 삶을 관조하는 초연한 눈빛 등등, 고양이를 향한 그의 각별한 애정은, 내면이 얼마나 섬세하고 다정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부코스키는 1920년 독일 안더나흐에서 미국 군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으로 왔다. LA에서 자라고 도합 50년간을 살았으며, 마흔아홉 살에 한 출판사의 제안에 따라 전업 작가가 될 때까지 오랫동안 하층 노동자, 우체국 직원 등으로 일했다. 스물네 살 때인 1944년에 첫 단편소설을 발표한 후 장편소설과 시집, 산문집 등 수십 권의 책을 냈다.

 

글쓴이 찰스 부코스키/ 옮긴이 박현주/ 출판 시공사/ 정가 12,000원

김건희 기자 com@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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