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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동물병원비 표준수가 도입 토론'

처방전 발급 주장으로 도배...토론 취지 퇴색

 

동물병원 동물진료 표준수가체계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17일 국민신문고에 따르면 지난 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정책토론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30건의 의견이 올라왔다.

 

 

'반려동물 사육인구 1천만시대를 맞아 동물병원 동물진료 표준수가체계 도입을 통해 동물병원 간 진료비 차이를 줄이고, 동물병원 과잉진료 등 방지로 이로 인한 민원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이것이 토론방 개설 이유다.

 

그런데 표준수가체계 도입 전반에 관한 찬반 주장보다는 유독 처방전 발급을 주장하는 글들이 눈에 띄고 있다.

 

처방전 발급의 실효성을 반박하는 댓글과 주장이 올라 오면서 토론방은 어느새 처방전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수의계에서는 약사들이 집단이기주의로 처방전 발급 주장을 막무가내식으로 올리면서 토론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의 자가진료 폐지 방침을 밝히자 동물약국협회를 중심으로 일부 약사들이 즉각 반발했다. 구급상비약 조차도 약국에서 살 수 없게 되는 것처럼 주장하면서 동물 의료비용 부담을 대폭 높여놓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자가진료 폐지가 기정사실화될 조짐을 보이자 표준수가체계 도입 토론방에 몰려와 사람의료 체계에서나 작동하는 처방전 발급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의계 한 관계자는 "약국은 수의사 처방대상 약품을 팔 수 있어 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수의사 처방제의 실효성을 떨어 뜨리고 있다"며 "자가진료 폐지로 별다른 제약없이 팔던 동물약품들을 팔지 못할까봐 처방전 발급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약값을 낮출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동물약은 사람과 달리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인의들이 수의사들이 인체의약품 처방전을 쓰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지 여부는 차치하고, 수의사 진료는 진료대로 받고, 약국을 찾아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약을 사야 한다.

 

정책토론은 오는 24일까지 앞으로 1주일 정도 더 열린다. 하지만 이처럼 특정 집단이 주제와 거리가 있는 주장으로 토론방을 뒤덮는다면 토론 자체의 의미도 퇴색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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