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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혼자 웃지 않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잡지 ‘사이언스’는 지난달 ‘사람과 개가 눈 맞춤을 할 때, 둘 모두에게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의 분비가 늘어난다‘는 일본의 한 대학 연구팀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가 주목받는 것은 사람과 개의 관계처럼 서로 다른 종 사이에서도 ‘옥시토신’을 분비시키는 소통회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옥시토신은 이미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애정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사랑의 묘약’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서로 다른 종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일본 연구팀에 따르면 개와 주인이 30분 동안 함께 있으면서 눈 맞춤을 하며 쓰다듬도록 한 과정을 기록한 뒤, 소변검사를 통해 호르몬의 변화를 측정했더니 옥시토닌 수치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2007년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페로 교수팀도 옥시토신을 코에 뿌리면 상대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한 적이 있다. 이 팀은 수줍음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옥시토신을 처방 한 결과, 이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봤다고 한다.

 

‘옥시토신’은 그리스어로 ‘일찍 태어나다’는 뜻을 지녔단다. 이 호르몬은 아기를 낳을 때 분비되는데 자궁을 수축시켜 분만이 쉽도록 유도하고, 젖의 생산을 촉진시켜 수유를 돕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평상시에도 분비되는데, 이때는 사랑의 묘약으로 작용해 남녀 간의 친밀감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거울은 혼자 웃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거울을 쳐다보는 사람이 웃어야 거울도 웃는 것이다. 평범한 얘기 같지만, 소통에는 상대가 있고, 주는 게 있어야 받는 법이다. 웃자는데 죽자고 덤비는 경우는 없다. 상대를 쳐다보는 일, 눈 맞춤이말로 교감의 첫걸음을 내딛는 과정이다.

 

반려인구 1천만 시대,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각종 훈련 이벤트가 방송은 물론 온-오프라인에서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처방을 찾기에 앞서 자신의 반려동물과 눈 맞춤 놀이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달과 6펜스의 작가 서머싯 몸은 이런 말을 남겼다. ‘사랑의 비극은 죽음도 이별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무관심이다’. 이처럼 무관심은 죽음 보다 더한 아픔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든, 사람과 동물 사이든 애정과 관심만한 보약은 없다. 이제라도 눈을 맞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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