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가면 시간을 내서라도 해당 국가의 펫숍이나 애견용품점을 둘러보곤 한다.
물론 서점에 가서 좋은 애견 서적이 있으면 구입한다. 그리고 거리에서 개나 고양이를 만나면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방문했던 일부 국가의 경우,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 중 물통을 챙긴 사람들을 종종 보았다.
그 물은 물론 개가 갈증이 나면 마실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개가 소변을 본 곳에 뿌리기 위한 용도였다. 개 오줌냄새에서 나는 지린내를 좀 완화하기 위한 배려인 셈이었다.
똥의 경우, 주인이 비닐장갑을 끼고 봉투에 담으면 끝이지만, 소변의 경우 담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궁여지책으로 소변 위에 물을 뿌렸다.
우리나라에도 드물지만 이렇게 물통을 들고 개와 함께 산책을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 준비물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배려가 될 수 있다. 작은 페트병에 수돗물만 받아서 나가면 된다.
누구나 개의 소변에서 나는 역한 오줌냄새를 맡기 싫어한다. 개라는 동물은 특이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다른 개가 담벼락이나, 기둥에 소변을 보면 계속 그곳에 다른 개들이 소변을 본다. 이는 개 소변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비슷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 소변 냄새를 빨리 없애지 않으면 그곳 인근 주민들은 역한 냄새 때문에 적지 않은 고통을 겪게 된다. 아무 잘못 없는 이웃에게 큰 고통을 주는 것은 민폐다.
페트병에 담긴 수돗물은 그런 민폐를 예방하고 서로 같이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작은 배려심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준비하고 개를 키우는 것이 성숙한 시민의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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