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과정을 생략하는 점에선 개의 학습능력이 사람을 앞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일대학교 개 인지 센터의 앤지 존스턴 박사와 폴 홀든 박사는 발달과학지(誌)에 개의 학습행동을 사람과 비교한 연구를 실었다.
이 연구에서 무언가를 배울 때 잘못된 지침을 무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때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하는 능력에선 개가 사람과 침팬지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이 아이를 가르칠 때, 거의 모든 경우에 아이는 충실하게 모든 단계를 수행한다. 아이는 중복돼서 불필요한 단계까지 빠뜨리지 않고 그대로 수행한다.
실제 지난 2005년 주요 연구에서 3~4세 아이와 침팬지 새끼는 상자 속 간식을 얻기 위해 5단계로 상자를 여는 법을 배워, 학습 행동을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하지만 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길들여진 개와 오스트레일리아 들개를 실험 대상으로 했다. 개는 5단계로 상자를 여는 법을 배우기 위해 많은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상자를 여는 방식을 더 단순하게 만들었다.
먼저 개들 앞에서 사람이 5단계로 플라스틱 상자를 열고 간식을 꺼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때 손잡이를 사용하지만, 손잡이를 당기지 않아도 상자 뚜껑을 열 수 있다.
실험 대상이 된 개들의 75%가 정확하게 학습해서 2단계 만에 간식을 꺼냈다. 손잡이를 잡아당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데 시행착오가 4번 정도 필요했다. 다만 반수 안팎은 여전히 손잡이를 사용했다.
물론 개가 사람보다 더 효율적으로 학습한다고 해서, 개가 사람보다 낫다고 볼 수는 없다. 사람은 정교한 사회체계를 가졌기 때문에, 효율적인 학습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란 지적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식사하기 위해 식전에 손을 씻고 식후에 이를 닦아야 한다고 배우지만, 식사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손 씻기와 이 닦기는 불필요한 단계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는 식사예절을 요구하고, 아이는 이에 순응한다.
존스턴 박사는 “무관한 행동들을 따라하는 경향은 처음에 어리석게 보이지만, 무관해 보이는 행동들 덕분에 아이가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리석다고만 할 수 없는 중요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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