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치매 노인들이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새끼고양이들을 돌보면서, 서로에게 기적이 일어났다고 피플지(誌)가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애리조나 주(州) 투손 시(市)에 있는 피마 동물보호센터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버려진 동물들은 많고, 구조한 동물을 돌볼 사람은 부족했다. 지난 회계연도에 피마에 들어온 새끼고양이만 2100마리가 넘었다.
특히 새끼고양이가 문제였다. 새끼고양이가 너무 어리면, 우유병을 들고 먹여야 했지만, 일손이 부족했다.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노인을 위한 요양원 ‘캐탈리나 스프링스 메모리 케어’도 같은 지역에 있었다. 이곳은 노인들의 넘쳐나는 시간이 문제였다. 노인 환자들은 하루를 무료하게 보내야 했고, 직원들은 프로그램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피마 동물보호센터와 캐탈리나 스프링스 메모리 케어가 새끼고양이 우유 먹이기 제휴를 맺으면서, 기적이 일어났다. 노인 환자들이 새끼고양이들에게 우유병을 물리면서, 새끼고양이 체중이 몇 주 만에 2~4배 늘었다.
지난 10월14일 피마는 우선 캐탈리나 요양원에 새끼고양이 ‘피치스’와 ‘터틀’ 2마리를 보냈다. 당시 7온스(198g)에 불과한 고양이들은 현재 1파운드(454g)를 훌쩍 넘겼다. 피치스는 1파운드 15온스(879g), 터틀은 1파운드 2온스(511g)가 각각 나간다.
새끼고양이 체중이 2파운드(907g)가 되면, 다시 피마 동물보호센터로 돌아간다. 새끼고양이는 중성화 수술, 예방접종, 마이크로칩 이식 등을 받은 뒤 입양을 기다리게 된다.
고양이만 건강해진 것이 아니라 노인들도 건강해졌다. 캐탈리나 입주 노인들의 병세도 눈에 띄게 호전됐다. 우유병을 물린 노인의 행복한 얼굴을 보면, 차트를 보지 않아도 이들의 병이 좋아졌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캐탈리나 입주민인 델마 브래드필드는 새끼고양이에게 우유병을 물린 채, 미소를 지으며 유년기를 회상했다. “우리는 고양이 19마리를 길렀어요. 헛간에서 밥을 줬죠. 이 고양이는 어린 새끼라서 우유병이 필요하네요.”
캐탈리나 스프링스 메모리케어 셰런 머서는 “누군가에겐 24시간 돌봐야 할 노인 환자들이 어린 새끼고양이를 돌보는 임무를 맡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치매나 알츠하이머를 가진 사람이라도, 사랑을 주고받을 욕망이 남아있고, 새끼고양이들은 우리에게 그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물을 키우면 노인의 병세가 호전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동물과 반복적으로 교류하면서 병이 차도를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노인요양원 실버라도 시니어 리빙은 동물 치료사를 두고 있다. 바로 캥거루 ‘시어도어’다. 실버라도 직원인 노랄린 스노우는 “시어도어의 유일한 책무는 사랑받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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