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가둔 뒤 끓는 물을 붓고, 달군 쇠꼬챙이로 찌르고, 또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린 학대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방배경찰서는 충남 천안에 사는 A씨(25)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27일 유튜브에 40초에서 46초 가량의 동영상 3개가 게시됐다.

'임정필'이라는 계정에 올라온 이 동영상에는 한 남성이 철창에 갇혀 있는 고양이에게 끓는 물을 붓고,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여러 차례 찌르는 학대 모습이 담겼다. 시신을 차량에 끌고 다니는 모습도 담겼다.

특히 동영상 속 남자는 고양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재미있어 하는 듯 "와 연기나는 것봐" "아휴, 냄새봐! 눈도 못뜨네.." 등의 말을 내뱉어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설 명절 기간에 올라온 이 동영상은 일파만파로 퍼졌고, 학대범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이 과정에서 동물보호단체들이 적극 수사를 요구했고, 동물권단체 케어는 게시자에게 현상금 500만원을 내걸기도 했다.

게시자는 사회 이슈가 되지 동영상을 삭제했지만 수사에 착수한 경찰의 눈을 피해 가지 못했다.

경찰은 탐문수사 끝에 지난 9일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닭을 잡아먹는 동물을 잡으려고 설치해 둔 덫에 고양이가 잡히자 화가 나 학대했다"며 "친구들에게 보여주려고 촬영 후 유튜브에 올렸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자택에서는 그 길고양이 사체가 여전히 치워지지 않은채 방치돼 있어 경찰관들이 묻어줬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범인 검거에 안도하면서도 재발 방지를 위해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도록 탄원과 감시 활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A씨는 동물학대와 함께 혐오 동영상의 인터넷 게재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동물 학대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동물학대 영상 게재시 3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A씨는 초범일 가능성이 높고, 범행을 시인하고 있어 지금까지의 처벌 사례상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케어를 비롯한 동물보호단체들은 A씨가 기소되는 대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과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할 계획이다.

동물보호단체 한 관계자는 "이제 A씨가 제대로 처벌을 받도록 압력을 넣는 더 중요한 일이 남아 있다"며 "또다시 벌금 정도로 끝난다면 오히려 학대해도 괜찮다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