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법안,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 통과
학대처벌 수위 2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2년 이하 징역
동물생산업 허가제 전환..피학대 동물 긴급구조·소유권 제한 등은 제외
동물보호법안이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 차원의 논의를 끝냈다. 비교적 빠른 편이나 최종 통과 여부는 탄핵심판과 그 결과에 뒤따르는 정치 상황에 좌우될 전망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동물보호법 개정안 대안을 의결했다.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16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한 데 뭉뚱그렸다. 지난 21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대안을 마련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앞으로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절차만 통과하면 새로운 동물보호법이 마련된다.
이날 전체회의를 거쳐 마련된 법안은 우선 학대 처벌 기준을 기존의 2배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
현행법에서 동물을 학대한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법안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 상습적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경우 가중처벌 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학대의 범위도 이전보다 대폭 넓어진다.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 △판매하거나 죽일 목적으로 포획하는 행위 △도박을 목적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행위, △영리를 목적으로 동물을 대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신설키로 했다.
도박을 목적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도 신설키로 했다. 이는 투견 도박이 끊이지 않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그간 학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생산업 제도를 정비키로 했다.
동물생산업을 허가제로 전환하는 것으로 지난 한 해동안 동물보호법 개정 논란에 불을 지핀 개공장 논란이 반영된 것이다.
또 다양해진 산업을 반영, 동물전시업, 동물위탁관리업, 동물미용업, 동물운송업을 등록대상 영업으로 신설키로 했다.
김영춘 농해수위 위원장은 "반려동물 산업 성장의 추세 속에서 동물학대나 유기 등의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 동물보호법안을 마련했다"며 "동물 보호에 대한 변화된 국민의식의 변화와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같은 대안은 동물보호단체 입장에서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당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를 높이자는 안이 나왔지만 심사 과정에서 처벌 수위가 줄었다.
또 '사육·관리 기준 강화', '반려동물 생산 등록제', '피학대 동물의 긴급격리조치 및 소유권 등의 제한', '반려동물 배송 및 판매 제한' 등은 이번 법안 심사에서 재정 부담과 영업자의 영세성을 주장하는 정부의 반대 의견을 넘지 못했다.
박홍근 동물복지국회포럼 의원은 "생산업 허가제 전환 등 매우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던 반면 반려동물 생산 등록제나 사육 관리시설에 대한 강화 기준 등 핵심 사안이 여전히 묻혀 아쉬움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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