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개나 고양이를 가족처럼 키우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은 자신의 개나 고양이를 애완동물이라고 부르면 싫어한다. 가족과 같은 동물 반려자와 같은 동물이라는 의미를 가진 반려동물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개나 고양이를 가족처럼 좋아하면서 키우던 분들은 그 반려동물이 죽으면 정신적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마치 부모형제나 자식이 죽은 것 같은 슬픔을 느끼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잃고 크게 슬퍼하는 것을 구미권에서는 펫로스(pet loss)라는 전문용어로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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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스독스 홍콩의 한 버스에 붙은 24시간 장례서비스 광고. 펫로스에서 빠지지 않으려면 반려동물의 죽음 만을 고통스럽게 기억하는 대신 행복했던 순간들 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일부 애견가들이나 애묘가들은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이 지나쳐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이 발생하여 정상적 사회생활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펫로스가 심각한 분들이 늘어나게 되면 펫로스는 개인의 단순한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반려동물을 너무 사랑하여 그 동물의 죽음을 부인하거나 인정하지 못하는 펫로스, 과연 어떻게 대응하는 게 현명한 것일까? 반려동물을 키우던 주인들은 이미 죽은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자신의 처지를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죽은 반려동물은 자신이 죽은 후에도 주인이 계속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것이다. 결코 자기 죽음 때문에 주인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든 상황까지 가길 원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주인의 지나친 행동은 하늘나라에서 별이 된 반려동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반려동물과의 운명적인 헤어짐을 어떻게 인정해야 할까? 불교에서는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을 사용한다.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즉, 만남은 필연적으로 헤어짐을 예정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려동물의 죽음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주인은 자신의 반려동물이 다음생에서는 더 좋은 곳에서 더 좋은 운명으로 태어나길 진심으로 기원하면 된다.
반려동물과 헤어진 분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자신의 반려동물과 헤어지는 순간인 죽음 만을 고통스럽게 기억하는 대신 지난 십여 년의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 만을 기억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 반려동물을 생각하고 회상하면 추억은 괴롭고 힘든 고통이 아닌 늘 좋은 것일 수 있다. 그렇게 해주는 것이 정녕 죽은 반려동물이 원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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