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 전용상품 'T펫' 출시..반려동물, 아이·젊은층과 어깨 나란히
먹거리 위주 반려동물시장 변화 주목
반려동물이 엄연한 하나의 고객군으로 격상되는 분위기다. 사료업체들이 주도하던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은 22일 반려동물 맞춤형 통신상품 'T펫(T pet)'을 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T펫은 500원짜리 동전보다 약간 큰 크기의 통신모듈과 5000원의 전용 요금제, 특화 서비스로 구성된다.
고객은 T펫을 통해 반려동물의 실시간 위치와 활동량을 체크하고, SK그룹 계열사 11번가를 통해 사료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다.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고, 반려동물에 보호자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으며 편의 서비스까지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동통신사들은 그간 반려동물에 꽤 많은 관심을 가져 왔다. 현재 통신 3사들은 본사나 계열사를 통해 도그 전용 TV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집안에 남겨진 반려동물의 모습을 밖에서 볼 수 있는 펫캠 서비스도 출시해 놓고 있다. SK텔레콤은 T펫 출시에 한달 앞선 지난달 전용요금제라는 것만 빼면 유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스마트 액세사리 펫핏도 출시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T펫은 특히 반려동물이 이전까지 살짝 두드려 보는 시장에서 본격 관리할 필요가 있는 시장으로 진입했음을 시사하는 상품이라는데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SK텔레콤은 T펫을 출시하면서 "'T키즈' 'T아웃도어' 'T청춘'에 이어 또 하나의 세부 고객군(Segment형) 대상 맞춤형 상품 ‘T펫’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아이, 아웃도어 매니아, 젊은층과 함께 반려동물(엄밀히 말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팸족)을 하나의 고객군으로 분류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개와 고양이가 500만 마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적게 잡아도 개만 160만 마리에 달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동물등록을 마친 개는 89만 마리다. 현실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록률 55.1%를 감안할 때 그렇다. 관련 산업은 매해 10% 이상의 고성장을 타면서 현재 1조2000억∼1조30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간식을 포함한 사료와 의료 외에는 별다른 연관 산업을 창출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로 먹거리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부러움을 살만한 서비스가 넘쳐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업자는 자영업자가 대부분이다. 유통 공룡 신세계와 롯데마트가 대형마트 매장 안에 전용매장을 냈지만 아직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결국, 이쪽 시장을 사람으로 본다면 아직까지 엥겔지수가 매우 높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엥겔지수는 소비 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저소득 가계일수록 엥겔지수도 높다.
2000년대 후반 푹 꺼졌던 반려동물시장이 최근 몇년새 회복 기미가 완연해지자 이 분야에 뛰어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풀무원 등 대기업들이 주로 사료를 주력으로 하는 먹거리 분야에 촛점을 맞추고 속속 진입하고 있다.
이들이 뛰어드는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반려동물산업도 시장 형성 초기 급격한 출렁거림에서 벗어나 산업화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반려동물시장은 경기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꾸준히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SK텔레콤의 T펫 출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시장의 성장 속에서 어떤 생태계의 모습을 갖춰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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