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기승으로 사람뿐 아니라 반려견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중국에서는 반려견 전용 황사 마스크 등의 자구책이 등장하고 있다.
올봄 들어 미세먼지 주의보가 끊이지 않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보는 듯하다.
최근 중국 영문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에서 반려견을 기르는 견주들이 반려견용 황사 마스크, 미세먼지 저항력을 높이는 사료 등 스모그로 고통받는 반려견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겨울 중국의 20개가 넘은 도시에서 스모그 적색 경보가 울렸다. 경보가 울리면 당국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게 수업을 중단할 것을 조언하고, 시 주민들에게도 야외 활동을 삼가하라고 충고한다.
이에 반려견과 함께 사는 견주들은 자신뿐 아니라 개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에만 살고 있는 반려견은 150만마리. 통계에 잡히지 않은 수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스모그 경보령이 내려지면 견주의 가장 큰 고통은 산책을 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웨이보에 10만명 이상의 팔로우를 보유한 시베리안 허스키 견주 '예 라오 둬'(필명)는 반려견을 밖에서 산책시키는 대신 헬스클럽을 찾는다.
그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등 사람이 없는 시간에 반려견을 데려가 트레드밀에서 30분씩 운동 시킨다.
예는 "반려견이 기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면서도 지루해하는 반려견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안으로 견주들은 반려견용 황사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등에서는 30~200위안의 가격에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개들이 황사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사용이 쉽지 않고, 효과 역시 아직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SNS뿐 아니라 중국 최대 지식 플랫폼인 지후 닷컴이나 동물 헬스케어 웹사이트에서도 스모그 대처법 문의나 답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과 폐암 사이의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인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고, 대기오염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베이징에서 동물 병원을 운영하는 장은 "인간이 1kg당 5~10ml의 공기를 흡수하는 반면 개나 고양이는 10~15ml을 흡수하기 때문에 스모그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 겨울 예년에 비해 더 많은 반려동물이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SNS 스타'로 통하는 프랜치 불독 '퉈퉈' 역시 지난 겨울 폐렴으로 베이징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했다. 퉈퉈의 견주는 "악성 스모크가 병의 원인일 수 있다. 야외 활동을 줄여야 한다"는 의사의 조언에 집 안 공기에 더 신경쓰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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