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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책방의 지점장은 '고양이'

일본 도쿄 한복판에 있는 짐보쪼(神保町). 역을 나오자마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고풍스런 헌책방들이 즐비하다. 이곳이 책의 거리로 유명한 간다 짐보쪼. 지난주말 이곳을 찾았다.

 

ⓒ김민정 냥이책 전문 냥코당의 서가, 서점 속 서점이다. 

간판을 겨우 찾을 만큼 소박한 책방 '아네카와서점'의 한 코너에 서점 속 서점인 '냥코당'이 있다. 아네카와서점이 문을 연 것은 1954년. 어느 나라 할 것 없는 출판 불황에 꽤 힘겹게 버티고 있던 어느날 냥이 집사인 서점 주인 딸이 이 고양이책 전문코너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걸 계기로 2013년 6월 '냥코당'이 오픈했다.

 

찾아가기 전엔 책장 한 켠이 모두 냥이 관련 책들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다. 막상 들어서니 그곳은 고양이책 박물관, 아니 '냥이 원더랜드'였다.

 

잡지는 물론 소설, 에세이, 그림책, 사진집, 만화 등등 냥이가 등장하는 책이라면 뭐든지 끌어모아 놓았다. 책 하나하나가 모두 독특하고 독창적인 책들이니 둘러 보는데 지루하지도 않다. 냥이 캐릭터 용품도 꽤 있는데 검은고양이 그림의 캔버스가방이 눈에 띄었다.

 

ⓒ김민정 냥코당 지점장 리쿠오

재미있는 것이 이 냥코당 점장님은 '리쿠오'라는 스코티쉬폴더 종의 냥이란다. 올해 10살인 이 점장님은 소심하고 까칠한 성격 탓에 가게에서 거의 볼 수 없단다. 지점장님을 만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것일까. 가게에 잔뜩 걸린 리쿠오를 사진으로만 봐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명색이 지점장. 중요한 임무가 있단다. 가끔 마타타비(고양이가 좋아하는 방향성 풀)가 함유된 장난감이 새로 들어오면 냄새를 맡고 점검한다. 꼬릴 양 옆으로 두번 정도 흔들흔들하는 오케이 사인이 떨어져야 그 장난감은 가게에 진열된다고 한다.


또 이곳 서점집 딸의 지위는 점장비서! 신간이 들어오는 즉시 가게의 페이스북에 업데이트하랴 가게 내의 작은 전시회 기획하랴 냥이 점장보다 몇 배는 더 바쁘다. 그다지 할 일 없는 냥이점장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하니... 페이스북에 냥이점장 사진이라도 업데이트되면 신간소개글의 조회수가 그야말로 껑충 뛴다고 한다.

 

ⓒ김민정 냥코당에 걸린 고양이 사진들. 손님들의 고양이들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냥이책 보러오는 단골손님들의 연령층에 대해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 거의 반 이상이 남자손님들이라 했다. 냥이에 푹 빠진 남자들 참 많네! 마침, '결혼한다면 냥이 좋아하는 남자랑'이란 에세이도 진열돼 있었다. 음, 꽤 일리가 있는 소리군.

 

ⓒ김민정 냥코당의 북커버

이날 '냥코당'에 두 시간 가까이 있었다. 천천히 많이 보고 즐기라는 말을 듣고 구입한 책엔 냥코당의 귀여운 오리지널 북커버까지 씌워준다.

 

지점장 비서가 이미 베스트셀러가 돼버렸다는 책 '냥코당이 추천하는 냥이책 100선'을 보여주며 점장냥이 나온 것 좀 보라며 웃는다. 점장님 답게 역시나 책 속에서도 잔뜩 폼을 잡고 있었다.

 

왜 로라 이야기는 없냐고. 휴, 우리 로라는 밖에 나가는것을 아주 질색해서 못 데리고 다닌다. ^^* 일본에 건너온 지 4년이 다 돼가지만 아직 일본냥이들하고 어울리는 것은 성미에 맞지 않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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