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미국행 유나이티드항공 비행기 안에서 대형 토끼가 죽는 사고로, 항공기 화물적재실에서 여행하는 반려동물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ABC뉴스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반려동물과 비행기로 여행할 때 알아야 할 것들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같은 날 반려동물과 안전하게 여행하는 법을 각각 소개했다.
반려동물과 같이 여행하는 경험은 주인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도전이자 스트레스다. 하지만 사전 준비만 잘하면, 사고 없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
실제로 언론에서 접하는 것만큼 동물 비행 사고가 많은 것은 아니다. 미국 교통국은 지난 2016년 항공기로 수송된 동물 1만마리당 사고는 1건 미만이라고 집계했다. 여기서 사고는 동물이 수송 중 다치거나 죽거나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동물에 반려동물도 포함된다.
미국 농무부는 동물복지법에 따라 주인과 항공사에게 동물 항공여행 규정을 준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수하물로, 그 외의 동물은 화물로 분류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비행을 견딜 만큼 건강하다는 수의사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주인은 비행 전 반려동물이 항공 여행을 견딜 만큼 건강한지 수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개와 고양이는 생후 8주 이상 돼야, 비행기로 여행할 수 있다. 생후 16주 미만의 개와 고양이가 12시간 이상 장기 비행을 할 경우에, 반드시 물과 사료를 공급받아야 한다. 노령 동물인 경우에, 12시간마다 한 번씩 물을 주고, 24시간마다 한 번씩 밥을 줘야 한다.
그리고 항공사는 화물적재실에 있는 동물이 너무 춥거나 덥지 않도록, 온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대형 항공사들은 동물을 실을 수 있도록 화물적재실에 기압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밀 섹션을 둔다.
반려동물 우리는 반려동물이 서고, 눕고, 한 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크고, 통풍이 잘 돼야 한다. 우리 안에 물과 사료 그릇도 같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반려동물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도록 우리가 튼튼해야 한다. 우리 문이 열려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항공사들은 동물 수송 전문가를 두고, 항공기마다 동물이 가장 마지막에 탑승하고, 가장 먼저 내리도록 신경 쓴다.
비행기 타기 6시간 전부터 반려동물에게 딱딱한 고형식을 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비행 전 적당히 산책시키고, 물을 적당히 마시도록 해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비행 후에 물을 주고, 산책시키는 것을 잊지 말자.
모든 동물이 다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항공사별로 세부 규정이 다르다. 아메리칸항공은 개와 고양이만 탑승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개, 고양이, 토끼, 앵무새를 제외한 새 등을 모두 받아준다.
반면에 제트블루와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동물을 화물적재실에 싣지 않기 때문에 소형 동물만 허용한다. 제트블루는 체중 9㎏(20파운드) 미만의 작은 개나 고양이가 이동장에 갇힌 채 주인과 같이 객실에 탑승할 경우만 허용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제트블루와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 경우 동물의 편도 요금을 95~100달러(약 10만~11만원) 정도 부과한다.
다만 안내견처럼 주인의 장애를 돕는 동물은 이런 규제에서 예외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비용은 동물 크기와 비행 거리에 따라 천양지차다. 아메리칸항공은 화물적재실에 우리로 실을 경우에 200달러(23만원)까지, 객실에 실을 경우에 125달러(14만원)까지 각각 부과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동물 요금을 200~2000달러(23만~230만원)까지 적용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75~200달러(8만~23만원)까지 부과한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연방 통계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의 동물 수송 사고는 총 90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사고율은 1만마리당 2.11건을 기록했다. 알래스카항공은 61건으로 2위를 기록했다. 알래스카항공의 지난해 사고율은 0.27건으로, 아메리칸항공(0.62건)과 델타항공(1.23건)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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