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공을 갖고 놀아줄 때 주의할 점이 있다고? 뭐가 있을까 궁금하시죠?
그냥 공 던져주고, 물어오면 또 던져주고, 즐겁게만 해주면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먼저 예전에 제가 했던 경험담을 이야기해드릴게요.
예전에 태어난 지 두 달 정도 된 ‘마리노이즈’라는 종의 여자 강아지를 훈련의 목적으로 건강 상태나 성품, 그리고 소유욕 테스트라는 것을 한 후 분양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름을 ‘싸커’라 짓고, 조기 훈육을 시작하였는데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5~8분가량 질리지 않도록 개월 수를 고려하여 물기 좋은 천부터 탄탄한 공까지 단계별로 물건을 갖고 놀아주었습니다.
싸커가 물건에 흥미를 가질 때 일부러 뺏겨주고, 여운을 남긴 채 놀이를 마치는 것을 반복하였죠.
그래야 다음번에 물건에 대한 욕심이 더욱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싸커에게 공을 갖고 노는 것이 재미있는 놀이라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 공을 일부러 뺏기면서 아쉬운 표정도 짓고, 싸커가 공을 물고 달려가면 반대로 뛰어가며 소리를 질러 자극을 주기도 했죠.
그래야 싸커가 공에 대한 성취감은 더욱 커지게 되니까요.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는 부분이 ‘나는 너의 것을 뺏는 사람이 아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싸커는 훌륭하게 목적견으로 활동을 하였죠.
싸커가 목적견으로 잘 성장한 것과 강아지와 놀아줄 때 주의해야 할 것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본론을 말씀드리면, 가정에서 강아지와 공이나 인형 놀이를 할 때, 어느 순간 보호자는 반려견에게 ‘나는 너의 것을 뺏는 사람’이라고 인식시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는데요.
‘함께 놀아서 즐겁다’ 가 아닌 ‘내 소중한 것을 뺏긴다’고 생각하는 순간 반려견은 어떤 물건에 대한 집착, 그리고 ‘수렵 본능’, 물어뜯는 등의 문제 행동이 생기게 됩니다.
다시 자세히 설명하면,
놀아주는 방식이 너와 내가 함께 즐거운 것이라고 인식이 기본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수렵본능, 소유욕, 뜯고 흔들고자 하는 충동에 대해서만 발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형을 던져주고 물어올 때, 인형을 좌우로 흔들거나, 뺏을 의도는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그렇게 전달이 되었다면 함께 노는 것이 아닌 '이 물건은 곧 내것'이라는 생각이 강해지게 됩니다.
이는 움직이는 물체나 뛰어다니는 어린아이에 대해 반사적으로 포획하고자 하는 수렵 본능, 좋아하는 물건을 물어뜯어 훼손하는 행동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반려견이 좋아하는 물건, 심지어 밥그릇까지도 만지지 못하게 집착하거나 어디론가 숨겨버리죠.
어쩌면 이런 행동들이 반려견 이전에 개의 습성, 본능이기도 하지만 '놀이'를 통해 반려견에게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기본적인 성격 형성을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강아지와 어떻게 놀아야 ‘재밌는 놀이’로 인식시킬 수 있는 걸까요?
반려견과 물건을 가지고 함께 놀 때는 뺏고 던지고, 혹은 뺏어보라고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반려견이 좋아하는 것을 교환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반려견이 인형을 내게 주었으면, 맛있는 간식을 준다든가, 아니면 다른 인형을 건네주는 방식으로 말이죠.
그래야 반려견은 어떤 한 물건에 집착하지 않고, 재밌는 놀이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놀이, 뺏고 뺏기는 ‘훈련’이 아닌, 당신과 함께 놀아서 ‘재미있다’는 걸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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