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문재인 대통령의 풍산개 마루가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수의계에서 나오고 있다. 심장사상충은 동물병원에서 귀가 따갑도록 예방을 강조하는 질환이다.
27일 수의사들 사이에서 등 일부분을 민 마루의 모습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유기견 토리를 공식입양하고 그 모습들을 알리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공개한 사진 한 장이 발단이 됐다.
청와대는 "(마루는) 요즘 아파서 치료받으며 주사를 맞느라 등 일부가 맨들맨들합니다"라고 소개했다.
마루의 등 일부분은 말끔하게 밀려 있다. 이 사진을 본 수의사들 상당수가 심장사상충 감염을 언급하고 있다.
근거는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주사를 놓은 부위다.
대부분 주사의 경우 엉덩이나 목뒷부분에 놓는다.
주사를 놓기 위해 등 일부분을 미는 것은 심장사상충 감염 치료 시에 쓰는 방법이다. 특히 척추 2번(L2)과 4번(L4) 사이 허리근육에 주사를 놓게 되는데 등을 민 부위가 정확히 그 부위라는 것이다.
한 수의사는 "사진상 말끔하게 민 부분은 심장사상충 감염 치료시 놓는 전형적인 주사 부위"라며 "해당 부위에 약침을 놓기도 하지만 이렇게 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두 번째 근거는 아래로 처져 있는 배 부위다.
임신했거나 비만일 때도 배가 처질 수 있지만 마루는 수컷인데다 비만인 경우 배가 포물선을 뒤집어 놓은 것처럼 처지게 된다.
털 때문이 아니라면 처진 모양이 복수가 차 있을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심장사상충 외에도 간이나 신장, 심장 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서 복수가 찬다.
하지만 주사를 놓기 위해 등 일부를 민 것과 조합해 볼 때 심장사상충 감염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 한국수의심장학연구회> |
심장사상충은 모기에 의해 감염되는 기생충으로 개와 고양이 뿐 아니라 여우, 늑대 등 야생동물에게도 감염이 가능하다. 사람도 감염될 수 있지만 매우 드물고 증상도 경미하여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심장사상충은 실 모양(실 사(絲)자를 쓴다)으로 긴 기생충으로 다 자라면 그 길이가 20-30cm에 이른다. 주로 심장에서 폐로 연결된 큰 혈관인 폐동맥에 서식하고, 수명은 무려 5-7년에 달한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면 식욕 저하, 기력 저하 등의 전신증상과 함께 기침,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기절하거나 복수가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나타날 정도가 되면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로 많은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수의사들은 치료의 어려움 때문에 심장사상충의 예방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또 수년 전까지는 하계에만 예방을 권했으나 모기가 연중 나타나면서 지금은 한 달에 1회 연중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예방이 잘되고 있는지 연 1회 검사도 권장하고 있다.
심장사상충 감염을 추정하는 수의사들은 마루가 경상남도 양산 자택에서 살 때 심장사상충에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깥 생활을 하면서 모기에 물려 감염됐고, 청와대에 들어온 뒤 감염 사실이 확인됐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마루는 지난 5월25일 양산에서 청와대로 거처를 옮겼다. 직후 주치수의도 붙었다. 이에 정밀검진을 하는 과정에서 발견됐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심장사상충 치료는 성충을 죽이는 주사를 맞기 전까지 대략 2달 간의 전(前)처치 기간을 갖는다. 이 기간에 따로 털을 밀거나 할 일은 없다.
실제 마루는 지난 11일 청와대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모습에서 털을 밀 흔적은 없었다. 최근에야 성충을 죽이는 주사 처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진만으로는 심장사상충 감염을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수의사는 "국소적인 피부병 치료를 위해서 민 것일 수도 있다"며 "치료 기록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추측해 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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